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91
어제:
274
전체:
5,025,337

이달의 작가
2010.05.18 15:14

합승

조회 수 337 추천 수 3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합승


이월란(10/05/14)


초등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지하철도 버스도 성대한 졸업식을 치른 후
야경 속에 혈관처럼 누워 있는 길들마저 늙어 있다
유년의 사투리를 무형문화재처럼 버리지 못한
중년의 친구는 낯선 택시 안에서 그랬다
한동안
오랫동안
난, 늘 불안했었지
너의 詩들은 널 더 이상 불안하게 하지 않겠구나
2400원의 기본요금이 눈 깜빡할 사이
금방 나이가 드는 것처럼
이제 곧 내려야 할 세월이 아직도 질주를 하는데
총알택시처럼 살아낸 서로의 날들을
단 하루도 알지 못하는 서먹한 얼굴이,
나란히 살아오면서도 마주 대하기 싫었던
내 속의 나처럼 낯설지가 않다
땅 위에 두 발 닿은 사람 치고 불안하지 않은 사람 있을까
우린 늘 선택해야만 했고
선택하지 않은 길들을 보며 불안해야만 했다
빙 둘러가면서도 나를 바래다 준 낯선 친구 옆에서
내 몫의 택시비를 챙기려다 그만 두었다
사는게 뭔지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은 얼굴이 되어, 친구가 그랬다
나 돈 잘 벌어
불안한 과거처럼 부웅 떠나버린 택시 뒤에서
내린 사람인지 탈 사람인지 분간을 못하는 빈택시 하나
불안한 속도로 지나가고 있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1 미몽(迷夢) 이월란 2008.05.10 343
810 제2시집 미망 (未忘) 이월란 2008.05.10 271
809 미리내 이월란 2008.05.10 234
808 미로학습 이월란 2013.05.24 235
807 미로캠 이월란 2008.05.10 309
806 미로아(迷路兒) 이월란 2008.05.10 299
805 미련 이월란 2009.09.04 331
804 미래로 가는 키보드 이월란 2010.01.19 472
803 미라 (mirra) 이월란 2008.05.10 293
802 미드라이프 크라이시스 이월란 2009.01.02 731
801 미개인 이월란 2010.03.15 374
800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 2009.05.19 610
799 물처럼 고인 시간 이월란 2008.05.16 258
798 물속에서 이월란 2012.08.17 451
797 물병과 병물 이월란 2021.08.16 132
796 물받이 이월란 2010.04.05 534
795 물 위에 뜬 잠 2 이월란 2008.05.10 338
794 제2시집 물 위에 뜬 잠 1 이월란 2008.05.10 792
793 물 긷는 사람 이월란 2008.05.08 544
792 제2시집 문신 이월란 2008.05.10 348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