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27
어제:
265
전체:
5,022,481

이달의 작가
2010.05.21 04:52

고시생 커플룩

조회 수 594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10/05/19)



작년에 본 그녀는, 그녀의 바이올린이 더없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모델 지망생처럼 보였었다. 부위별로 다듬어진 몸매는 슬림에 가까웠고 화장과 옷차림은 유행의 첨단을 걷고 있었다. 일 년만에 다시 본 그녀는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싹뚝 자른 단발머리, 추리닝과 운동화, 킬힐이 전혀 지탱해주지 못할 것만 같은 체중으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 보였다. 처음이자 마지막 애인이라며 데리고 나온 청년이 고시원에서 살고 있단다. 또각또각 힐 소리는 예의가 아니라고 벗어던지고, 반짝반짝 꾸며댔던 외모는 가식이라 벗어던지고, 밥 챙겨주느라 같이 먹어 댄 그녀는 단 한 벌의 애인만을 당당히 입고 있었다. 검은 옥가락지 같은 커플링이 저리 화려할 수가 없다. 나란히 선 네 개의 검은 운동화가 저리 눈부실 수가 없다. 가식의 색상이나 채도로는 칠할 수 없는, 명도만으로도 호화로운 저 무채의 색상들, 위대한 건 여전히 ‘사랑’이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1 영시집 A hunch 이월란 2010.05.02 471
650 영시집 A Wheelchair and an Equation 이월란 2010.05.02 440
649 영시집 Walking the forest path 이월란 2010.05.02 20933
648 영시집 Without You, the Thing Which Loves You Is 이월란 2010.05.02 561
647 기적 이월란 2010.05.02 358
646 마음의 병 이월란 2010.05.18 409
645 견공 시리즈 모자이크(견공시리즈 62) 이월란 2010.05.18 331
644 견공 시리즈 이별공부(견공시리즈 63) 이월란 2010.05.18 425
643 도시인 이월란 2010.05.18 362
642 향수(鄕愁) 이월란 2010.05.18 639
641 낯선 곳에 가면 이월란 2010.05.18 475
640 합승 이월란 2010.05.18 337
639 기억과 사진 이월란 2010.05.21 369
638 픽션과 논픽션 이월란 2010.05.21 499
637 섬 2 이월란 2010.05.21 407
»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 2010.05.21 594
635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이월란 2010.05.21 503
634 견공 시리즈 그리움 6(견공시리즈 64) 이월란 2010.05.25 345
633 노교수 이월란 2010.05.25 349
632 큰 바위 얼굴 이월란 2010.05.25 412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