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
어제:
267
전체:
5,024,063

이달의 작가
2010.05.21 04:52

고시생 커플룩

조회 수 594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10/05/19)



작년에 본 그녀는, 그녀의 바이올린이 더없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모델 지망생처럼 보였었다. 부위별로 다듬어진 몸매는 슬림에 가까웠고 화장과 옷차림은 유행의 첨단을 걷고 있었다. 일 년만에 다시 본 그녀는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싹뚝 자른 단발머리, 추리닝과 운동화, 킬힐이 전혀 지탱해주지 못할 것만 같은 체중으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 보였다. 처음이자 마지막 애인이라며 데리고 나온 청년이 고시원에서 살고 있단다. 또각또각 힐 소리는 예의가 아니라고 벗어던지고, 반짝반짝 꾸며댔던 외모는 가식이라 벗어던지고, 밥 챙겨주느라 같이 먹어 댄 그녀는 단 한 벌의 애인만을 당당히 입고 있었다. 검은 옥가락지 같은 커플링이 저리 화려할 수가 없다. 나란히 선 네 개의 검은 운동화가 저리 눈부실 수가 없다. 가식의 색상이나 채도로는 칠할 수 없는, 명도만으로도 호화로운 저 무채의 색상들, 위대한 건 여전히 ‘사랑’이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1 너의 손은 빛이다 이월란 2009.04.22 318
650 퍼즐 이월란 2009.04.21 289
649 할머니의 시간 이월란 2009.04.21 300
648 출처 이월란 2009.04.21 273
647 돌보석 이월란 2009.04.17 353
646 제3시집 거래 이월란 2009.04.17 306
645 그녀의 펌프질 이월란 2009.04.17 527
644 염(殮) 이월란 2009.04.14 321
643 오늘은, 삶이 2 이월란 2009.04.14 267
642 바다몸 이월란 2009.04.14 270
641 모나크나비는 이월란 2009.04.14 345
640 입술지퍼 이월란 2009.04.14 331
639 알레르기 이월란 2009.04.09 416
638 사레 이월란 2009.04.09 372
637 춤추는 가라지 이월란 2009.04.09 274
636 오늘은, 삶이 이월란 2009.04.07 251
635 엄마는 생각 중 이월란 2009.04.07 263
634 무서운 침묵 이월란 2009.04.07 278
633 가슴귀 이월란 2009.04.07 286
632 똥개시인 이월란 2009.04.07 254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