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7
어제:
306
전체:
5,022,980

이달의 작가
2010.05.21 04:53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조회 수 503 추천 수 4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이월란(10/05/20)



산이 자꾸만 불러 산으로 간 그는 산에 한 번씩 벌렁벌렁 드러누워 산이 되었다 벼랑이 다리를 벌리고 오라 할 때마다 성기 같은 몸을 벌떡 세워 내려 꽂히고 싶었다 사업은 간단히 파산했고 다시 기어들어간 직장은 예전 같지 않았다 심마니 친구에게 일찌감치 일러 놓았다 내가 죽으면 나를 데리고 내려가지 마라 환절마다 춤추는 산의 오르가슴이 될테니까

바다가 자꾸만 불러 바다로 간 그는 바다 위에 한 번씩 출렁출렁 드러누워 바다가 되었다 한 번씩 체위를 바꿔 보자고 덮칠 때마다 세상에 없는 자웅동체가 되어 뼈와 살 속에 시퍼런 물을 가득 채우고 싶었다 뭍에 붙박여 사는 모든 것들이 바람의 몸을 빌어 난잡한 춤을 출 때마다 차라리 흐르다 까무러치고 싶었다 어미의 양수처럼 다시 나를 받아 줄테니까

시가 자꾸만 불러 시에게로 간 그는 한 번씩 아른아른 드러누워 시가 되었다 질처럼 애액이 솟구치는 행간마다 발기된 욕망을 심어 두었다 들어가자마자 끝이 보이는 육신의 구멍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 속에서 헤어나오지 않는 것이 차라리 편했다 이리저리 옮겨 다녀도 패륜아가 되지 않는 백지 위의 세상은 문법이 틀리고 시제가 뒤섞여도 시가 되어 그의 어둠을 밤새 안아 줄테니까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1 영문 수필 Self-Assessment 이월란 2011.03.18 343
190 영문 수필 Security or Freedom 이월란 2010.09.20 396
189 영시 Sales Call 1 이월란 2016.08.16 65
188 영시 Roses of Sharon Have Blossomed! 이월란 2016.08.16 80
187 영문 수필 Revenge 이월란 2010.02.28 507
186 견공 시리즈 Rent-A-Dog (견공시리즈 123) 이월란 2012.05.19 352
185 영문 수필 Reflection of Without Pity 이월란 2012.04.10 214
184 영문 수필 Reflection of Service Learning 이월란 2012.04.10 237
183 영시 Reading You 1 이월란 2016.08.16 136
182 RE: 새벽 이월란 2021.08.16 121
181 영시집 Rapture 이월란 2010.04.05 469
180 영문 수필 Plato’s Cave, Republic, Book VII 이월란 2014.05.28 129
179 영시집 Plato's Closet 이월란 2012.02.05 265
178 영문 수필 Pessimism in T.S. Eliot’s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 이월란 2013.05.24 702
177 영문 수필 Persona 이월란 2013.05.24 312
176 영시 Persona 이월란 2016.08.16 77750
175 영시집 Pangaea 이월란 2012.02.05 273
174 P.T.O. 이월란 2008.06.19 211
173 P.O.W. 이월란 2010.04.27 436
172 영문 수필 One Day, Poetry Came to Me 이월란 2012.04.10 252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