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6
어제:
276
전체:
5,024,693

이달의 작가
2010.05.25 11:01

큰 바위 얼굴

조회 수 412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큰 바위 얼굴


이월란(10/05/22)


모래바람 몰아칠 때, 나는 몰랐죠
따끔따끔 눈물 아래 입과 코를 틀어 막고 나면
그리고 돌아보면 굳어버린다는 저 바람의 시간을 몰랐던거죠
출처를 몰랐던 잔돌 부스러기 아프기만 했었는데
불어 불어 불다가 눈 밖에서 저리 뭉쳐버린다는 거대한 덩치가
용안의 복면을 쓴 준수한 세월이란 사실을 몰랐던거죠
내 험상궂고도 작은 얼굴로 스쳐지나갈 때마다
부르고 두드리고 울어도 대답 없는 어제들, 그제들
입을 만들고 코를 만들고 눈을 만들어
얼굴이 되어버리는 바람의 습성을 나는 몰랐던거죠  
부딪칠 때마다 병아리의 핏줄이 선명한 계란처럼 깨어져도
한 번씩 만져 보아요, 숨소리가 들리는지, 깨어진 내가 보이는지
인공호흡이라도 시켜 보아요, 외꽃 한 점 피어 있지 않은데
아직도 만들어지고 있는 저 바람의 얼굴을 만져 보아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1 제2시집 고요를 물고 날아간 새 이월란 2008.05.21 356
430 낙조(落照) 이월란 2008.05.20 272
429 제2시집 넘어지는 세상 이월란 2008.05.19 411
428 바람을 낳은 여자 이월란 2008.05.18 298
427 죄짐바리 이월란 2008.05.17 290
426 詩똥 2 이월란 2008.05.16 279
425 물처럼 고인 시간 이월란 2008.05.16 258
424 푸코의 말 이월란 2008.05.14 318
423 태양꽃 이월란 2008.05.13 239
422 제2시집 휴거 이월란 2008.05.12 246
421 레퀴엠(requiem) 이월란 2008.05.10 227
420 분수(分水) 이월란 2008.05.10 254
419 제2시집 사이클론 이월란 2008.05.10 226
418 걸어다니는 옷 이월란 2008.05.10 272
417 그네 이월란 2008.05.10 227
416 생즉원(生卽願), 생즉원(生卽怨) 이월란 2008.05.10 304
415 머핀 속의 사랑 이월란 2008.05.10 240
414 제2시집 가등 이월란 2008.05.10 206
413 제2시집 통성기도 이월란 2008.05.10 212
412 제2시집 미음드레 이월란 2008.05.10 394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