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3
어제:
183
전체:
5,021,037

이달의 작가
2010.05.25 11:01

큰 바위 얼굴

조회 수 412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큰 바위 얼굴


이월란(10/05/22)


모래바람 몰아칠 때, 나는 몰랐죠
따끔따끔 눈물 아래 입과 코를 틀어 막고 나면
그리고 돌아보면 굳어버린다는 저 바람의 시간을 몰랐던거죠
출처를 몰랐던 잔돌 부스러기 아프기만 했었는데
불어 불어 불다가 눈 밖에서 저리 뭉쳐버린다는 거대한 덩치가
용안의 복면을 쓴 준수한 세월이란 사실을 몰랐던거죠
내 험상궂고도 작은 얼굴로 스쳐지나갈 때마다
부르고 두드리고 울어도 대답 없는 어제들, 그제들
입을 만들고 코를 만들고 눈을 만들어
얼굴이 되어버리는 바람의 습성을 나는 몰랐던거죠  
부딪칠 때마다 병아리의 핏줄이 선명한 계란처럼 깨어져도
한 번씩 만져 보아요, 숨소리가 들리는지, 깨어진 내가 보이는지
인공호흡이라도 시켜 보아요, 외꽃 한 점 피어 있지 않은데
아직도 만들어지고 있는 저 바람의 얼굴을 만져 보아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1 도시인 이월란 2010.05.18 362
630 향수(鄕愁) 이월란 2010.05.18 639
629 낯선 곳에 가면 이월란 2010.05.18 475
628 합승 이월란 2010.05.18 337
627 픽션과 논픽션 이월란 2010.05.21 499
626 섬 2 이월란 2010.05.21 407
625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 2010.05.21 594
624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이월란 2010.05.21 503
623 견공 시리즈 그리움 6(견공시리즈 64) 이월란 2010.05.25 345
622 노교수 이월란 2010.05.25 349
» 큰 바위 얼굴 이월란 2010.05.25 412
620 외로운 양치기 이월란 2010.05.25 701
619 호텔 YMCA, 채널1 이월란 2010.05.25 464
618 죽어도 싸다 이월란 2010.05.25 366
617 날씨, 흐림 이월란 2010.05.30 393
616 안나푸르나 이월란 2010.05.30 356
615 손밥 이월란 2010.05.30 550
614 과연, 이월란 2010.05.30 355
613 밤비 이월란 2010.05.30 400
612 영문 수필 논문번역 (윤동주국제문학심포지엄) 이월란 2010.06.07 816
Board Pagination Prev 1 ...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