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이월란(10/05/30)
보이지 않아
소리만 주워 담았지
들리지 않아
활자만 주워 담았지
시간의 오금마다
썩지도 않고 문드러지기까지
나를 빗금치며 천만 번 지웠어도
나는 살아 있고
너만 죽어 있어
밤새 어둠의 창을 할퀸 손톱자국 아래
아토피의 진물 같은 집터 위에
짓고 허물고 또 짓고 허무는
작은 물의 집들
태양의 발자국 위로, 밤새
일으켜 묻어주는 물꽃들의 시신
바람의 자식들
바람의 혀
바람이 머물다 간 자리
바람이었나
바벨피쉬
바이바이 스노우맨
반지
발칸의 장미
밤꽃 파는 소녀
밤눈
밤마다 쓰러지기
밤비
밤비행기
밤비행기 2
밤섬
밤의 정가(情歌)
밤의 초음파
밥
방황
배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