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이월란(10/05/30) 보이지 않아 소리만 주워 담았지 들리지 않아 활자만 주워 담았지 시간의 오금마다 썩지도 않고 문드러지기까지 나를 빗금치며 천만 번 지웠어도 나는 살아 있고 너만 죽어 있어 밤새 어둠의 창을 할퀸 손톱자국 아래 아토피의 진물 같은 집터 위에 짓고 허물고 또 짓고 허무는 작은 물의 집들 태양의 발자국 위로, 밤새 일으켜 묻어주는 물꽃들의 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