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219
전체:
5,030,115

이달의 작가
2010.08.22 12:07

연옥

조회 수 422 추천 수 4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연옥


이월란(2010/08)


신선한 원죄를 생식하며 치유의 땅을 나름, 짓고        
쥐라기의 화석 같은 당신을 잠시 만지며 생각 했었네
꿈속의 세월을 순간으로 살아내는 발등의 현실이
내겐 전이된 무형의 독소일 뿐이어서
꿈의 음해 세력은 늘 제련의 불길 속에 꽃처럼 피어나고
림보의 땅에서도 너와 내가 화답하며 심은 건, 파릇파릇 죄의 싹
나는 여전히 궁핍한 영혼을 그리워하는 지병을 앓고 있었지만
또 하나의 두물머리를 만들어버린 두 개의 강줄기를 놓아 줄 때마다
내 의식의 출입문 배꼽 쯤, 손톱만한 볼록창 속에서
두 손을 주머니에 찌르고 땅을 보고 서 있는
화급한 질문 하나, 당신은 누구?
어둠과 함께 고해실로 들어가는
잃어버린 神을 불러들이는 고결한 발작, 神의 발
용도에 따라 급조된 싸구려 신발만큼이나 자꾸만 벗겨져
분열된 강줄기들을 정확히 명명한 후에야
마음 놓고 건너와야만 하는 이 요긴한 세상에서
미개한 발을 따라다녀야 하는 비루한 두 손이
나의 얼굴을 감싸 쥘 때마다 우린 어쩔 수 없는 두 개의 물줄기
나는 나의 주인이 되고 싶은 거였는데 (당신도 살짝 끼워 줄께
나의 이마를 적셔 준다면, 괜찮다고 말해 준다면)
저 말랑한 지옥 너머엔 늘 천국이 있는 것만 같아서
당신이 놓인 고섶의 높이, 내겐 가장 먼 곳이어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1 날아다니는 길 이월란 2008.05.10 364
1290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573
1289 제2시집 노안 이월란 2008.05.10 342
1288 인사이드 아웃 이월란 2008.05.10 417
1287 꽃덧 이월란 2008.05.10 298
1286 그 섬에 이월란 2008.05.10 287
1285 제2시집 여든 여섯 해 이월란 2008.05.10 303
1284 휴대폰 사랑 이월란 2008.05.10 337
1283 제2시집 광녀 이월란 2008.05.10 298
1282 제2시집 봄밤 이월란 2008.05.10 248
1281 제2시집 팥죽 이월란 2008.05.10 222
1280 병상언어 이월란 2008.05.10 225
1279 너를 쓴다 이월란 2008.05.10 268
1278 제2시집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5.10 694
1277 미몽(迷夢) 이월란 2008.05.10 343
1276 비상구 이월란 2008.05.10 257
1275 식상해질 때도 된, 하지만 내겐 더욱 절실해지기만 하는 오늘도 이월란 2008.05.10 301
1274 제2시집 꽃씨 이월란 2008.05.10 251
1273 Daylight Saving Time (DST) 이월란 2008.05.10 249
1272 사랑 6 이월란 2008.05.10 227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