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9
어제:
307
전체:
5,024,420

이달의 작가
2010.08.22 12:07

연옥

조회 수 422 추천 수 4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연옥


이월란(2010/08)


신선한 원죄를 생식하며 치유의 땅을 나름, 짓고        
쥐라기의 화석 같은 당신을 잠시 만지며 생각 했었네
꿈속의 세월을 순간으로 살아내는 발등의 현실이
내겐 전이된 무형의 독소일 뿐이어서
꿈의 음해 세력은 늘 제련의 불길 속에 꽃처럼 피어나고
림보의 땅에서도 너와 내가 화답하며 심은 건, 파릇파릇 죄의 싹
나는 여전히 궁핍한 영혼을 그리워하는 지병을 앓고 있었지만
또 하나의 두물머리를 만들어버린 두 개의 강줄기를 놓아 줄 때마다
내 의식의 출입문 배꼽 쯤, 손톱만한 볼록창 속에서
두 손을 주머니에 찌르고 땅을 보고 서 있는
화급한 질문 하나, 당신은 누구?
어둠과 함께 고해실로 들어가는
잃어버린 神을 불러들이는 고결한 발작, 神의 발
용도에 따라 급조된 싸구려 신발만큼이나 자꾸만 벗겨져
분열된 강줄기들을 정확히 명명한 후에야
마음 놓고 건너와야만 하는 이 요긴한 세상에서
미개한 발을 따라다녀야 하는 비루한 두 손이
나의 얼굴을 감싸 쥘 때마다 우린 어쩔 수 없는 두 개의 물줄기
나는 나의 주인이 되고 싶은 거였는데 (당신도 살짝 끼워 줄께
나의 이마를 적셔 준다면, 괜찮다고 말해 준다면)
저 말랑한 지옥 너머엔 늘 천국이 있는 것만 같아서
당신이 놓인 고섶의 높이, 내겐 가장 먼 곳이어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1 그대의 신전 이월란 2010.08.22 427
1290 타로점 이월란 2010.03.30 426
1289 견공 시리즈 이별공부(견공시리즈 63) 이월란 2010.05.18 425
1288 바람에 실려온 시 이월란 2009.12.15 425
1287 밤비행기 2 이월란 2009.08.29 425
1286 영문 수필 Defense and Condemnation of U.S. Industrial Capitalism 이월란 2010.10.29 424
1285 예감 이월란 2010.04.18 424
1284 춤추는 살로메 이월란 2010.02.21 424
1283 견공 시리즈 먹고 죽은 귀신(견공시리즈 13) 이월란 2009.08.25 424
1282 영시집 Jealousy 이월란 2010.05.02 423
1281 견공 시리즈 사타구니를 읽다(견공시리즈 15) 이월란 2009.08.25 423
1280 너의 우주 이월란 2012.01.17 422
1279 반지 이월란 2010.09.06 422
» 연옥 이월란 2010.08.22 422
1277 개그 이월란 2010.07.19 422
1276 견공 시리즈 種의 기원(견공시리즈 71) 이월란 2010.06.18 422
1275 갈증 이월란 2010.06.07 422
1274 동백 아가씨 이월란 2014.10.22 421
1273 인형놀이 이월란 2010.12.14 421
1272 난청지대 이월란 2010.08.22 421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