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8
어제:
183
전체:
5,021,072

이달의 작가
2010.08.22 12:07

연옥

조회 수 422 추천 수 4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연옥


이월란(2010/08)


신선한 원죄를 생식하며 치유의 땅을 나름, 짓고        
쥐라기의 화석 같은 당신을 잠시 만지며 생각 했었네
꿈속의 세월을 순간으로 살아내는 발등의 현실이
내겐 전이된 무형의 독소일 뿐이어서
꿈의 음해 세력은 늘 제련의 불길 속에 꽃처럼 피어나고
림보의 땅에서도 너와 내가 화답하며 심은 건, 파릇파릇 죄의 싹
나는 여전히 궁핍한 영혼을 그리워하는 지병을 앓고 있었지만
또 하나의 두물머리를 만들어버린 두 개의 강줄기를 놓아 줄 때마다
내 의식의 출입문 배꼽 쯤, 손톱만한 볼록창 속에서
두 손을 주머니에 찌르고 땅을 보고 서 있는
화급한 질문 하나, 당신은 누구?
어둠과 함께 고해실로 들어가는
잃어버린 神을 불러들이는 고결한 발작, 神의 발
용도에 따라 급조된 싸구려 신발만큼이나 자꾸만 벗겨져
분열된 강줄기들을 정확히 명명한 후에야
마음 놓고 건너와야만 하는 이 요긴한 세상에서
미개한 발을 따라다녀야 하는 비루한 두 손이
나의 얼굴을 감싸 쥘 때마다 우린 어쩔 수 없는 두 개의 물줄기
나는 나의 주인이 되고 싶은 거였는데 (당신도 살짝 끼워 줄께
나의 이마를 적셔 준다면, 괜찮다고 말해 준다면)
저 말랑한 지옥 너머엔 늘 천국이 있는 것만 같아서
당신이 놓인 고섶의 높이, 내겐 가장 먼 곳이어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1 견공 시리즈 그저, 주시는 대로(견공시리즈 80) 이월란 2010.08.22 393
530 저격수 이월란 2010.08.22 412
529 바람개비 이월란 2010.08.22 463
528 난청지대 이월란 2010.08.22 421
527 그대의 신전 이월란 2010.08.22 427
526 외계인 가족 이월란 2010.08.22 457
» 연옥 이월란 2010.08.22 422
524 여름산 이월란 2010.08.22 477
523 견공 시리즈 대리견(견공시리즈 81) 이월란 2010.09.06 366
522 반지 이월란 2010.09.06 422
521 사랑밖에 이월란 2010.09.06 372
520 제3시집 눈물의 城 이월란 2010.09.06 375
519 편지 4 이월란 2010.09.06 353
518 해체 이월란 2010.09.06 381
517 묘지의 시간 이월란 2010.09.06 477
516 폐경 이월란 2014.08.25 175
515 제3시집 GI 신부 이월란 2010.09.06 493
514 영문 수필 Life in Early Jamestown 이월란 2010.10.29 296
513 영문 수필 Were They Radicals or Conservatives? 이월란 2010.09.20 518
512 영문 수필 Security or Freedom 이월란 2010.09.20 396
Board Pagination Prev 1 ...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