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
어제:
353
전체:
5,022,623

이달의 작가
2010.09.20 14:54

요가

조회 수 441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요가


이월란(2010/09)


소란 속의 고요 한 점
눈 뜬 시야 속의 어둠 한 점
데리고, 두껍지 않은 명상록이 되어
관절 한 페이지씩 넘겨보면
개와 고양이의 포즈로 공복의 아침을 비트는 시간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은 뼈들이 나를 부른다
내 안에 살고 있었다고
산란한 심신에게 타협하는 선線 위에서
엑스선 렌즈 앞에서처럼 호흡의 극한을 만져보면
O₂보다 CO₂가 더 맛있어질 때까지
매트 위에 반듯이 누워 나의 화학명을 찾아야지
나는 여전히 집단 속에서 유리 중인 캄브리아대의 미토콘드리아
청량음료처럼 톡톡 쏘던 상쾌한 생명을 마셔 줄게
드라이아이스처럼 나를 압축시켜
종말을 예찬하기까지 나에게 대처하지 않기
몸의 세도 앞에 엎드리지 않기
작은 지구본이 되었다 수평선으로 눕는 나는 벼린 빛이야
속박 없는 백지 위에서 크로키 되는 미장된 얼굴 하나
너는 누구니?
쉿, 느낌으로 대답 하세요
누구냐고 묻지 않기로, 끝까지 모른 척 하기로
작정한 세상을 고요한 유리벽 안에 가두어 두고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곧게 편 척추 앞에 나를 세우고
반구를 두른 팔 안에 나를 앉히고
의존에 길들여진 언어를 갈아 마시며
오그린 채로 호흡하는 세상의 관절 속으로 돌아가며
신비로운 몸을 신비롭지 않게 만들어버리는
마음의 병에게 인사하며, 운명을 걸진 마세요
합장 하는 두 손 위에서
위태롭지 않게 그저, 나마스테!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51 제1시집 증언----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이월란 2008.05.09 394
1150 당신 이월란 2008.05.07 394
1149 견공 시리즈 그저, 주시는 대로(견공시리즈 80) 이월란 2010.08.22 393
1148 견공 시리즈 욕慾(견공시리즈 79) 이월란 2010.08.22 393
1147 날씨, 흐림 이월란 2010.05.30 393
1146 미워도 다시 한번 이월란 2008.05.10 393
1145 꽃샘추위 이월란 2008.05.08 393
1144 제1시집 공사다발지역(工事多發地域) 이월란 2008.05.09 392
1143 제3시집 이월란 2010.02.21 391
1142 견공 시리즈 몸가축(견공시리즈 20) 이월란 2009.09.04 391
1141 기억의 방 이월란 2010.08.08 390
1140 영문 수필 Words That Shook the World 이월란 2010.06.28 390
1139 가시나무새 이월란 2010.03.22 390
1138 견공 시리즈 빛으로 샤워하기(견공시리즈 57) 이월란 2010.03.05 390
1137 시스루룩(see through look)의 유물 이월란 2009.07.27 390
1136 사랑의 지도 이월란 2009.05.09 390
1135 당신은 늘 내 몸에 詩를 쓴다 이월란 2008.11.26 390
1134 제1시집 이월란 2008.05.08 390
1133 제3시집 벽거울 이월란 2014.05.28 389
1132 견공 시리즈 이불(견공시리즈 74) 이월란 2010.06.28 389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