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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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11.24 05:16

독립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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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일


이월란(2010/11)
  

오늘은 독립기념일
전자렌지에 속성으로 계란찜을 했다
대낮부터 독립기념 불꽃놀이 팡팡 터지는 이 땅에서
고봉밥처럼 솟은 계란 위의 파들이
엄마 무덤 위의 푸새처럼 부풀어 올라 있다
비행기 타고 간 어린 딸년은 팔랑팔랑 쫓아다니는데
심은 풀 다 자라고서야 발 디뎌 보았던 그 부푼 땅
미국 가모 총 싸움질 많다더라, 야야
내가 맞이했던 첫 독립기념일은 빵빵거리는 총소리에
웬 싸움질 밤새도록 할까 싶어, 이불 쓰고 지새웠는데
드새는 불꽃난리 말해 주는 사람 없었는데
할로윈날 밤, 달리는 앞 차 트렁크에 삐죽 나온 가짜
팔뚝 보고 식겁하며 저렇게들 살고 싶을까, 했었는데
독립기념 바비큐 파티에 트릭 오 트릿 퍼레이드를 하며
나의 아이들은 부풀어 오른 땅, 기억도 없이 자랐는데
밥 위에서 찐 계란을 상 위에 올리시며
없이 살아도 맛있게 살아야 한데이
하시던 목소리, 아직도 따끈따끈 목구멍에 걸려 있어
오래 오래도록 부풀어 있을 엄마의 작은 땅은
아직도 내게서 독립하지 못한, 한 줌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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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아다니는 길

  2. 밤마다 쓰러지기

  3. 그리움 5

  4. 한 마음

  5. 독립기념일

  6. 핏줄 2

  7. 제로니모 만세

  8. Sunshine State

  9. 별리동네 2

  10. 내부순환도로

  11. 벌레와 그녀

  12. 세밑 우체국

  13. 초콜릿의 관절

  14. 여보, 눈 열어

  15.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16. 악어와 악어새

  17. 경계인 2

  18. 죽어도 싸다

  19. 사생아(견공시리즈 65)

  20. 대리견(견공시리즈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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