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46
어제:
265
전체:
5,022,600

이달의 작가
2010.11.24 05:16

독립기념일

조회 수 364 추천 수 4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독립기념일


이월란(2010/11)
  

오늘은 독립기념일
전자렌지에 속성으로 계란찜을 했다
대낮부터 독립기념 불꽃놀이 팡팡 터지는 이 땅에서
고봉밥처럼 솟은 계란 위의 파들이
엄마 무덤 위의 푸새처럼 부풀어 올라 있다
비행기 타고 간 어린 딸년은 팔랑팔랑 쫓아다니는데
심은 풀 다 자라고서야 발 디뎌 보았던 그 부푼 땅
미국 가모 총 싸움질 많다더라, 야야
내가 맞이했던 첫 독립기념일은 빵빵거리는 총소리에
웬 싸움질 밤새도록 할까 싶어, 이불 쓰고 지새웠는데
드새는 불꽃난리 말해 주는 사람 없었는데
할로윈날 밤, 달리는 앞 차 트렁크에 삐죽 나온 가짜
팔뚝 보고 식겁하며 저렇게들 살고 싶을까, 했었는데
독립기념 바비큐 파티에 트릭 오 트릿 퍼레이드를 하며
나의 아이들은 부풀어 오른 땅, 기억도 없이 자랐는데
밥 위에서 찐 계란을 상 위에 올리시며
없이 살아도 맛있게 살아야 한데이
하시던 목소리, 아직도 따끈따끈 목구멍에 걸려 있어
오래 오래도록 부풀어 있을 엄마의 작은 땅은
아직도 내게서 독립하지 못한, 한 줌의 땅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1 벌레와 그녀 이월란 2009.08.29 365
990 제3시집 내부순환도로 이월란 2008.10.30 365
989 별리동네 2 이월란 2008.05.10 365
988 Sunshine State 이월란 2008.05.09 365
987 제로니모 만세 이월란 2011.05.31 364
986 핏줄 2 이월란 2011.04.09 364
» 독립기념일 이월란 2010.11.24 364
984 한 마음 이월란 2010.10.29 364
983 그리움 5 이월란 2010.04.23 364
982 밤마다 쓰러지기 이월란 2010.01.23 364
981 날아다니는 길 이월란 2008.05.10 364
980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364
979 레모네이드 이월란 2008.05.09 364
978 숨바꼭질 이월란 2008.05.08 364
977 대숲 이월란 2011.03.18 363
976 영문 수필 Sign Language 이월란 2010.07.09 363
975 Mr. 딜레마 이월란 2009.12.09 363
974 수목장 이월란 2009.10.24 363
973 비질 이월란 2008.05.08 363
972 재활용 파일 이월란 2012.01.17 362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