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9
어제:
353
전체:
5,022,636

이달의 작가
2010.12.14 06:04

변기 위의 철학

조회 수 502 추천 수 4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변기 위의 철학


이월란(2010-12)


화장실에서 휴지를 갈아 끼울 때마다
지난 세월이 모두
변기 속으로 흘려보낸 똥이었다는 생각
화장지는 꼭 바깥쪽으로 풀리도록 끼우는
습관처럼 지켜내 온 삶의 기준들이
쓰잘데 없는 순간의 고집이었다는 생각
배설의 안도와 쾌감만으로도 감사하는 것이
손수 빚으시고 놓아주신 주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
제 손으로 혈관 하나 막고 뚫지 못하는
오만한 것들의 영민한 요령이라는 생각
내속에서 나오는 것들을 왼손으로 닦든
오른손으로 닦든 두 손 다 씻어야 하듯
아무리 씻어내어도 반반한 오물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생각

따뜻해지는 변기 위에서
가슴이 선언한 최초의 모라토리엄



?

  1. 배아

  2. 백남규 평론

  3. 백념(百念)

  4. 백수건달 토비 (견공시리즈 92)

  5. 백일장 심사평

  6. 백지 사막

  7. 버러지

  8. 버리지 못하는 병

  9. 버뮤다 삼각지대

  10. 벌레와 그녀

  11. 범죄심리

  12. 벙어리 시인 (견공시리즈 95)

  13.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14. 벽 1

  15. 벽 2

  16. 벽거울

  17. 변경

  18. 변기 위의 철학

  19. 별 2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