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3
어제:
176
전체:
5,020,824

이달의 작가
2010.12.14 06:04

변기 위의 철학

조회 수 502 추천 수 4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변기 위의 철학


이월란(2010-12)


화장실에서 휴지를 갈아 끼울 때마다
지난 세월이 모두
변기 속으로 흘려보낸 똥이었다는 생각
화장지는 꼭 바깥쪽으로 풀리도록 끼우는
습관처럼 지켜내 온 삶의 기준들이
쓰잘데 없는 순간의 고집이었다는 생각
배설의 안도와 쾌감만으로도 감사하는 것이
손수 빚으시고 놓아주신 주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
제 손으로 혈관 하나 막고 뚫지 못하는
오만한 것들의 영민한 요령이라는 생각
내속에서 나오는 것들을 왼손으로 닦든
오른손으로 닦든 두 손 다 씻어야 하듯
아무리 씻어내어도 반반한 오물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생각

따뜻해지는 변기 위에서
가슴이 선언한 최초의 모라토리엄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71 공항대기실 이월란 2008.05.09 298
1470 제1시집 당신에게도 이월란 2008.05.09 283
1469 제1시집 만성 (慢性) 이월란 2008.05.09 256
1468 제1시집 그리움 이월란 2008.05.09 292
1467 제1시집 중신(中身)의 세월 이월란 2008.05.09 294
1466 제1시집 파도 이월란 2008.05.09 292
1465 제1시집 동대문 이월란 2008.05.09 485
1464 제1시집 어떤 진단서 이월란 2008.05.09 300
1463 나 이제 사는 동안 이월란 2008.05.09 324
1462 마작돌 이월란 2008.05.09 377
1461 레모네이드 이월란 2008.05.09 364
1460 제1시집 오줌소태 이월란 2008.05.09 381
1459 그냥 두세요 이월란 2008.05.09 275
1458 내 마음의 보석상자 이월란 2008.05.09 370
1457 사랑 2 이월란 2008.05.09 299
1456 제1시집 들꽃 이월란 2008.05.09 304
1455 선물 이월란 2008.05.09 236
1454 사랑아 1 이월란 2008.05.09 285
1453 사랑아 2 이월란 2008.05.09 303
1452 날개 달린 수저 이월란 2008.05.09 276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