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7
어제:
194
전체:
5,030,476

이달의 작가
2010.12.14 06:04

변기 위의 철학

조회 수 502 추천 수 4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변기 위의 철학


이월란(2010-12)


화장실에서 휴지를 갈아 끼울 때마다
지난 세월이 모두
변기 속으로 흘려보낸 똥이었다는 생각
화장지는 꼭 바깥쪽으로 풀리도록 끼우는
습관처럼 지켜내 온 삶의 기준들이
쓰잘데 없는 순간의 고집이었다는 생각
배설의 안도와 쾌감만으로도 감사하는 것이
손수 빚으시고 놓아주신 주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
제 손으로 혈관 하나 막고 뚫지 못하는
오만한 것들의 영민한 요령이라는 생각
내속에서 나오는 것들을 왼손으로 닦든
오른손으로 닦든 두 손 다 씻어야 하듯
아무리 씻어내어도 반반한 오물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생각

따뜻해지는 변기 위에서
가슴이 선언한 최초의 모라토리엄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1 데자뷰 (dejavu) 이월란 2008.05.10 277
470 고통에 대한 단상 이월란 2008.05.10 277
469 흔들리는 물동이 이월란 2008.05.09 277
468 견공 시리즈 목욕타임(견공시리즈 39) 이월란 2009.10.14 276
467 연인 이월란 2009.05.12 276
466 제2시집 봄탈 이월란 2008.05.10 276
465 겨울새 이월란 2008.05.10 276
464 가을주정(酒酊) 이월란 2008.05.10 276
463 날개 달린 수저 이월란 2008.05.09 276
462 청맹과니 이월란 2008.05.26 276
461 지금 이대로 이월란 2012.04.10 275
460 바람의 교주 이월란 2009.10.24 275
459 철새는 날아가고 이월란 2008.05.10 275
458 그냥 두세요 이월란 2008.05.09 275
457 견공 시리즈 숨바꼭질(견공시리즈 41) 이월란 2009.10.14 274
456 폭풍 모라꼿 이월란 2009.08.06 274
455 빛꽃 이월란 2009.08.01 274
454 춤추는 가라지 이월란 2009.04.09 274
453 시집살이 이월란 2009.04.05 274
452 CF* 단상 이월란 2009.01.15 274
Board Pagination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