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02
어제:
307
전체:
5,024,463

이달의 작가
2010.12.14 06:05

B and B letter

조회 수 441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B and B letter*


이월란(2010-12)


미온의 노을에 구운 두 개의 디너 롤은 아직도 나의 체온만큼 따뜻합니다 아기살처럼 미래에 젖어 이젠 두드려도 될 만큼 단단해져버린 기억을 한 번씩 쳐다봅니다 심장 만하게 굳어버린 하늘에서도 만나가 내리는 목숨이지요 하시라도 잊어주신 은혜로 나는 늘 배가 고파오지만 버터는 눈물처럼 녹아 흐르기 전에 차가운 세상 속으로 자박자박 걸어 들어갔습니다 베풀어주신 오래된 어제들은 해와 달이 수백 번을 스쳐갔어도 바로 어제인 듯 다시 식탁을 차립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면 나는 전설처럼 진부해지고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고 하면 내일처럼 공소시효가 지나버린 해프닝입니다 이름 없는 명함처럼 수신처 없는 초대장에는 매일 지상의 메뉴가 모두 올라와 있습니다 투스카나 스프 속의 감자처럼 가슴을 도려내고도 식기 전에 나는 벌써 또 허기져 있어야 합니다 내일의 실버웨어도 두 벌을 준비해 주시겠어요? 저승사자의 코앞에서도 영원히 이별하지 않는 당신과 나의 즐거운 식탁이니까요


* Bread and Butter letter: (최근의) 대접에 대한 감사 편지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91 견공 시리즈 엘리와 토비(견공시리즈 87) 이월란 2010.12.26 434
1190 그리움이 이월란 2010.12.26 370
1189 남편 죽이기 이월란 2010.12.26 456
1188 제3시집 공항대기실 3 이월란 2010.12.14 349
» B and B letter 이월란 2010.12.14 441
1186 쓰레기차 이월란 2010.12.14 402
1185 변기 위의 철학 이월란 2010.12.14 502
1184 제3시집 작은 질문, 큰 대답 이월란 2010.12.14 403
1183 인형놀이 이월란 2010.12.14 421
1182 전설의 고향 이월란 2010.12.14 444
1181 견공 시리즈 이별 연습(견공시리즈 86) 이월란 2010.12.14 477
1180 견공 시리즈 애완(견공시리즈 85) 이월란 2010.12.14 453
1179 지지 않는 해 이월란 2010.12.14 406
1178 고백 이월란 2010.12.14 362
1177 영문 수필 Between Public Morality and Private Morality 이월란 2010.12.14 489
1176 영문 수필 Media and Politics 이월란 2010.12.14 175101
1175 영문 수필 YOGA: Wake Up My Body 이월란 2010.12.14 417
1174 제3시집 함정이 없다 이월란 2010.11.24 451
1173 향기로운 부패 이월란 2010.11.24 413
1172 마음 검색 이월란 2010.11.24 401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