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5
어제:
194
전체:
5,030,434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11.01.30 03:24

날아라 엘리(견공시리즈 89)

조회 수 490 추천 수 5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날아라 엘리(견공시리즈 89)


이월란(2011-1)


나는 개이고 엘리는 고양이란다 엘리라는 샤방한 이름을 가진 저 고양이란 물건이 소리도 없이 내 눈앞에서 씨이잉 날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나의 네 발이 아득해 보이기 시작했다 저 희한한 물건은 내가 평생을 뛰어도 닿을 수 없는 키친 테이블이나 책장 위에서 새처럼 걸어 다니는가 하면, TV나 의자 꼭대기에 깃발처럼 꽂혀 있곤 했다 한 번씩 지하실로 내려가 보면 고것은 꼭 자다 깬 여왕의 포즈로 가장 높은 장식장 위에 박제물처럼 오도카니 앉아있기 일쑤였다 씽씽 날아다니는 엘리의 그림자를 핥으며 따라다니다 보면 한 번씩 그 높은 곳에서 무엇인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얼른 달려가 보면 고무줄이나 고장난 이어폰 같은, 하나같이 하찮기 그지없는 것들이었다 기회를 살피다가, 고것이 졸고 있는 사이 살금살금 다가가 목과 겨드랑이, 배꼽과 다리 사이사이, 사타구니까지 샅샅이 훑어보았지만 어디에도 날개는 보이지 않았다 엘리는 쉴 새 없이 더 높은 곳을 향해 목이 길어진다 나는 평지처럼 엎드려 곰곰이 생각 한다 엘리라는 저 물건이 타고난 높이라는 것에 대해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1 햇살 무작한 날엔 이월란 2008.05.09 273
1210 실내화 이월란 2008.05.09 273
1209 산불 이월란 2008.08.27 273
1208 흔들리는 집 5 이월란 2008.11.12 273
1207 스팸메일 이월란 2009.01.07 273
1206 출처 이월란 2009.04.21 273
1205 영시집 Pangaea 이월란 2012.02.05 273
1204 눈길(雪路) 이월란 2008.05.10 274
1203 여기는 D.M.Z. 이월란 2008.11.02 274
1202 지우개밥 이월란 2008.12.02 274
1201 충전 이월란 2008.12.19 274
1200 CF* 단상 이월란 2009.01.15 274
1199 시집살이 이월란 2009.04.05 274
1198 춤추는 가라지 이월란 2009.04.09 274
1197 빛꽃 이월란 2009.08.01 274
1196 폭풍 모라꼿 이월란 2009.08.06 274
1195 견공 시리즈 숨바꼭질(견공시리즈 41) 이월란 2009.10.14 274
1194 그냥 두세요 이월란 2008.05.09 275
1193 철새는 날아가고 이월란 2008.05.10 275
1192 바람의 교주 이월란 2009.10.24 275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