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이월란(2011-5) 산이라거나, 강이라거나, 혹은 바다라거나 동공에 스미는 빛이 선명한데 무엇의 어디를 뚫어 만든 건지 들어설 때부터 깜깜했던 토굴이라거나 수굴이라거나 발 밑에서 바다가 흐르고 있을까 머리 위에서 산이 자라고 있을까 처음부터 외길이었던 것을 미풍이라거나 광풍이라거나 갱도 따라 품어주고 흙내라거나 물내라거나 킁킁 맡아보아도 지나고 나야, 그 때서야 훤히 보일 산이라거나, 강이라거나, 혹은 바다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