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신 이월란(2011-7) 아이들은 신발을 신고 나가면 곧잘 사라져버리곤 했다 죽은 나의 엄마는 아파서 오래오래 누워 신발을 신지 못하였다 이랑 사이를 뛰어다니던 씨앗 한 알이 만난 적도 없는데 이별한 적도 없는데 뛰어다니다 들어오면 꼭 한 송이씩 달고 오는 것이었다 철따라 그리운 집 댓돌 위로 또 한 걸음 피우러 올라간다는데 어찌해 볼 수 없는 한 순간으로 지고 마는 평생의 꽃이 막 피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