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갇히다
이월란(2011-7)
풍랑을 일으킨 건 너였지
풍랑을 잠재우지 않은 건 나였지
돌아오지 않는 배 기다리는 척
벼 한 섬, 보리 두 섬 헤아리듯
사방이 푸른 땅 홀로 다지며
간절해진 외딴 바람에 시달리는
육지보다 더 육중한 곳에
시간을 모두 떠나보내고 나를 위해
흐르지 않아 대지보다 더 광활한 곳에
고개 숙일수록 비옥해지지
살아갈수록 밀접해지는 전답 같아
향물 같은 바다를 눌러 놓은
문진 같은 이 성역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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