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49
어제:
696
전체:
5,015,161

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11.09.09 05:32

인형의 눈

조회 수 494 추천 수 3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인형의 눈


이월란(2011-8)


동공에 까맣게 칠해진 염료가 벗겨지고 있어요
모조품에 깃드는 노안이 정말 사실적이네요
비즈 공예품 같은 드레스는 이미 탈색을 끝냈구요
퀼트로 짜놓은 캐릭터는 출입금지 당한 늪지까지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녔지요
마디가 살아 있는 구체관절은 희망 위에 모로 누워 있기도
절망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기도 했는데
손발까진 미세하게 빚어지진 않아 값진 것들을
수시로 떨어뜨리며 살았네요
나를 안아주거나 세워두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제 막 출시된 신제품처럼 반짝여요
성성이 같은 나를 다시 빚어 주세요
분명 수제품이라고 했거든요
태반 라인 위에서 함부로 찍어낸 것들이 아니에요
독자적인 상품일수록 불티나게 팔리는 세상이잖아요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된 장난감
출생신고도 없었으니 사망신고도 필요 없네요
엄마가 나를 눕히면 나는 눈이 감기는 인형이었는데
살아 있는 몸속에서 눕혀도 눈 떠 있고 싶었죠
눈 감고 누워 있으면 꼭 죽은 사람 같잖아요
어느 날부터인가 누워서도 눈이 감기지 않아
어리둥절 영문을 몰랐죠
그래서 사람처럼 아프네요
아세요? 오래된 인형에게는 영혼이 깃든다는 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영문 수필 Media and Politics 이월란 2010.12.14 174947
1650 영시 A Full Belly 이월란 2016.08.16 172641
1649 영시 E.R. God 이월란 2016.08.16 104079
1648 영시 A Tribe of Amen 이월란 2016.08.16 102539
1647 영문 수필 "A Call to Action: Turning Oppression into Opportunity" 이월란 2011.05.10 96215
1646 영문 수필 Stress and Coping 이월란 2011.07.26 78025
1645 영시 Persona 이월란 2016.08.16 77716
1644 영시 GI Bride 이월란 2016.08.16 76423
1643 영문 수필 Empathy Exercise 이월란 2011.07.26 76077
1642 영시 House for Sale 1 이월란 2016.08.16 71803
1641 영시집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이월란 2011.05.10 71473
1640 영문 수필 Go Through Disability 이월란 2013.05.24 46272
1639 영문 수필 Love in the Humanities College of Humanities 이월란 2014.05.28 40079
1638 영문 수필 Interview Paper 이월란 2014.05.28 39754
1637 영문 수필 IN RESPONSE TO EXECUTIVE ORDER 9066 이월란 2013.05.24 36865
1636 영시 Fall Revolution 이월란 2016.08.16 36173
1635 영문 수필 Blended Nation 이월란 2013.05.24 26314
1634 영시 The Time of the Cemetery 이월란 2016.08.16 25292
1633 영문 수필 Nation, Language, and the Ethics of Translation 이월란 2014.05.28 24999
1632 영문 수필 Nonverbal Effectiveness 이월란 2011.07.26 2424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