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0
어제:
267
전체:
5,024,094

이달의 작가
2012.01.17 14:49

재활용 파일

조회 수 362 추천 수 5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재활용 파일


이월란(2012-1)


소프트웨어에 저장되어 있는 너의 치부는
늪에 빠진 두 발을 모조리 기억하고 있다
협소한 가슴마다 금이 갈 때
독자의 눈은 재빠르고 시인의 눈은 느려 터졌다
꽃의 민주주의를 열망해서라도
내가 하루빨리 져버리고 싶을 때마저
미디어의 좌판을 두리번거리다보면
지나간 진실들은 모두 빅 세일 중 이었다
하이라이트 당한 너는 단순한 소모품
두 가지의 비밀 중 한 가지만을 품으라면
너는 나를 결코 고소하지 못한다
저장시킨 타인의 마음은
로드킬 당한 야생동물들을 끌어안고
물이 끓어 넘치며 승천하는 동안
노스텔지어가 되어 홀가분히 날아가 버리고
알을 깨고 막 삐져나온 새들처럼
하나같이 눈이 감겨져 있었다
표적은 결코 가시적이지 못해
노안으로 초점을 맞춘 캠퍼스 안에서
자유는 이미 탈출을 감행한 후
감옥의 문은 잠겨있지 않았는지
꽃들이 나를 기다리는 정원 속
삼류 목재로 만들어진 흔들의자에 앉아
짧아지고 추워지는 햇살 아래
시곗바늘을 감추고 사는 꽃잎이 되어
죄인처럼 붙들고 있자면 우린 무덤 속처럼 텅 빌거라
반백년 안에 우리, 화살을 타고 다시 만나자고
중얼거리면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1 가을이 오면 이월란 2008.05.10 255
330 가을의 뒷모습 이월란 2008.05.08 389
329 가을소묘 이월란 2008.05.10 296
328 제2시집 가을나목 이월란 2008.05.10 380
327 가을귀 이월란 2009.11.25 353
326 가을 혁명 이월란 2009.09.23 340
325 제3시집 가을 학기 이월란 2013.05.24 311
324 가을 죽이기 이월란 2009.11.16 315
323 가윗날 이월란 2008.09.13 221
322 제2시집 가연(佳緣) 이월란 2008.07.20 267
321 가시목 이월란 2008.05.10 385
320 제1시집 가시내 이월란 2008.05.09 315
319 가시나무새 이월란 2010.03.22 390
318 가시 이월란 2010.08.08 376
317 가슴에 지은 집 이월란 2009.01.02 308
316 가슴귀 이월란 2009.04.07 286
315 가변 방정식 이월란 2009.12.20 339
314 가벼워지기 이월란 2010.04.13 406
313 가방 속으로 이월란 2010.01.04 489
312 제2시집 가등 이월란 2008.05.10 206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