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39
어제:
265
전체:
5,022,493

이달의 작가
2012.01.17 14:49

재활용 파일

조회 수 362 추천 수 5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재활용 파일


이월란(2012-1)


소프트웨어에 저장되어 있는 너의 치부는
늪에 빠진 두 발을 모조리 기억하고 있다
협소한 가슴마다 금이 갈 때
독자의 눈은 재빠르고 시인의 눈은 느려 터졌다
꽃의 민주주의를 열망해서라도
내가 하루빨리 져버리고 싶을 때마저
미디어의 좌판을 두리번거리다보면
지나간 진실들은 모두 빅 세일 중 이었다
하이라이트 당한 너는 단순한 소모품
두 가지의 비밀 중 한 가지만을 품으라면
너는 나를 결코 고소하지 못한다
저장시킨 타인의 마음은
로드킬 당한 야생동물들을 끌어안고
물이 끓어 넘치며 승천하는 동안
노스텔지어가 되어 홀가분히 날아가 버리고
알을 깨고 막 삐져나온 새들처럼
하나같이 눈이 감겨져 있었다
표적은 결코 가시적이지 못해
노안으로 초점을 맞춘 캠퍼스 안에서
자유는 이미 탈출을 감행한 후
감옥의 문은 잠겨있지 않았는지
꽃들이 나를 기다리는 정원 속
삼류 목재로 만들어진 흔들의자에 앉아
짧아지고 추워지는 햇살 아래
시곗바늘을 감추고 사는 꽃잎이 되어
죄인처럼 붙들고 있자면 우린 무덤 속처럼 텅 빌거라
반백년 안에 우리, 화살을 타고 다시 만나자고
중얼거리면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51 제1시집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월란 2008.05.09 321
» 재활용 파일 이월란 2012.01.17 362
1349 장원급제 이월란 2008.05.08 360
1348 장사꾼 이월란 2010.03.05 401
1347 제3시집 장미전쟁 이월란 2010.04.27 447
1346 제1시집 장대비 이월란 2008.05.07 527
1345 견공 시리즈 잠자는 가을(견공시리즈 82) 이월란 2010.10.29 382
1344 제3시집 잠수종과 나비 이월란 2011.04.09 515
1343 견공 시리즈 잠버릇(견공시리즈 47) 이월란 2009.11.16 284
1342 제1시집 잔풀나기 이월란 2008.05.07 570
1341 잔치국수 2 이월란 2016.09.08 231
1340 잔상(殘像) 이월란 2008.05.09 314
1339 제3시집 작은 질문, 큰 대답 이월란 2010.12.14 403
1338 제2시집 자해 이월란 2008.09.01 207
1337 자정(子正) 이월란 2008.05.10 303
1336 자식 2 이월란 2010.11.24 359
1335 자식 이월란 2010.07.19 407
1334 자물쇠와 열쇠 이월란 2012.01.17 307
1333 자동 응답기 이월란 2010.02.28 506
1332 제2시집 입추 이월란 2008.08.08 317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