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4 이월란(2012-2) 하루해가 어떻게 지는지 알지 못했다 내일의 해가 어떻게 뜨는지 알지 못했다 외면당한 가상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동안 칸칸이 가려진 수직 블라인드 사이로 사이렌이 분다 구급차도 끌 수 없는 하루의 화염은 묵비의 강 너머로 팔짱 끼고 보는 불구경 검은 쌍둥이 빌딩 아래로 떨어지던 크로키처럼 오늘을 뛰어내린 사람들, 한 둘이 아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