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2 이월란(2012-2) 창녀를 사랑했던 남편을 두고 가출하던 엄마의 보따리 속에는 베갯잇만 가득했다 오만 잡것을 다 끌어안은 아량이 눈에 밟힐 때쯤 매독 꽃 만발한 가을산 깊숙이 단풍물 듬뿍 든 두 발이 시릴 때까지 육실 할 것들의 베갯머리가 젖을 때쯤 금기 없는 산길 따라 하늘의 멱을 따고 내려오는 그 때, 다 팔고 돌아온다 했다 잡초도 무성해서 후한 이 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