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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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2.05.19 01:47

여보, 눈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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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눈 열어


이월란(2012-4)


살아 있다는 것이 그저 죄스럽기만 한 이즘
깨어나고 싶지 않은 아침이 뜨면
이른 햇살에 적신 엄지와 검지가 눈꺼풀에 닿는다

“여보, 눈 열어”
힌두교도의 이마에 찍힌 점 같은 제3의 눈으로
당신이 나의 눈 속으로 걸어 들어온다

막대그래프처럼 피어난 꽃들이 키를 재는
정원 너머의 세상은
유물보관함 같은 땅속으로 묻힐
위계질서만이 오늘도 투철하다

눈물을 펄펄 흘린다는 말에
흰 눈이 펄펄 내리고, 땀은 뻘뻘 흘리며
눈물은 철철 흘리는 것이라고
엄마의 혀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온달 같은 남편에게
눈을 흘기면서 가르쳐 주어도

“여보, 눈떠”
라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끝끝내 가르쳐주지 않는다
“여보, 눈 열어”
서툰 잔말로 두 눈이 열릴 때면
어둠 한 점 없는 환한 세상이 열릴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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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아다니는 길

  2. 밤마다 쓰러지기

  3. 그리움 5

  4. 한 마음

  5. 독립기념일

  6. 핏줄 2

  7. 제로니모 만세

  8. Sunshine State

  9. 별리동네 2

  10. 내부순환도로

  11. 벌레와 그녀

  12. 세밑 우체국

  13. 초콜릿의 관절

  14. 여보, 눈 열어

  15.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16. 악어와 악어새

  17. 경계인 2

  18. 죽어도 싸다

  19. 사생아(견공시리즈 65)

  20. 대리견(견공시리즈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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