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
어제:
288
전체:
5,021,660

이달의 작가
2012.08.17 15:16

그는 지금,

조회 수 398 추천 수 4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는 지금,


이월란(2012-8)


오래 묵었다는 죄목을 쓰고 밀봉된
노인 아파트 12층
술병처럼 가는 목이 구토를 시작했다

꿈이 발효된다는 황망한 땅을 지나다
여비가 떨어져 잠시 머문 곳이 평생이 되는 동안
일상의 모든 원자들이 히드록시기로 치환되었다

빈손에 남아 있는 기술로
교포들의 습지고 막힌 곳을 뚫을 때마다
뻥뻥 뚫리던 절망의 화합물들

설익은 언어를 삼키며
더부룩해진 세월이 산 것의 뱃속에서 다시
울컥, 신물처럼 올라올 때면

들것에 실리거나 수갑에 채일 때마다
꿈마저 수감되곤 했던 것인데
취하지 않는 물만 마시면서도

중독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저마다의 술에 취한 사람들이 휘청이며
빌딩 사이로 지나간다

눈물이 많으면 부패할 우려가 큰 법
혼미한 미래의 향료로 우려 마시는
꿈의 도수는 한계치를 넘어선지 오래다

비밀번호를 전해 받지 못하면
어느 누구의 면회도 허락되지 않는 수용소
차창으로 붉은 두 눈이 다시 깨어나고 있다

신의 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1 버러지 이월란 2010.01.29 396
490 절망에게 이월란 2010.03.22 396
489 편지 1 이월란 2010.06.18 396
488 견공 시리즈 역할대행(견공시리즈 78) 이월란 2010.08.22 396
487 영문 수필 Security or Freedom 이월란 2010.09.20 396
486 히키코모리 이월란 2011.03.18 396
485 영문 수필 Einstein’s Bees 이월란 2011.04.09 396
484 어둠과 나무 이월란 2011.10.24 396
483 눈의 혀 이월란 2008.05.09 397
482 스와인 플루 이월란 2009.05.04 397
481 시가 말을 건다 이월란 2009.05.12 397
480 곶감 이월란 2008.05.08 398
479 홍옥 이월란 2010.08.22 398
» 그는 지금, 이월란 2012.08.17 398
477 제1시집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이월란 2008.05.08 399
476 평론의 횟감 이월란 2010.04.13 399
475 견공 시리즈 그리움 (견공시리즈 99) 이월란 2011.04.09 399
474 눕고 싶을 때가 있다 이월란 2008.05.09 400
473 제3시집 이 남자 이월란 2010.01.13 400
472 늙어가기 이월란 2010.04.05 400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