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12
어제:
298
전체:
5,023,999

이달의 작가
2012.08.17 15:16

그는 지금,

조회 수 398 추천 수 4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는 지금,


이월란(2012-8)


오래 묵었다는 죄목을 쓰고 밀봉된
노인 아파트 12층
술병처럼 가는 목이 구토를 시작했다

꿈이 발효된다는 황망한 땅을 지나다
여비가 떨어져 잠시 머문 곳이 평생이 되는 동안
일상의 모든 원자들이 히드록시기로 치환되었다

빈손에 남아 있는 기술로
교포들의 습지고 막힌 곳을 뚫을 때마다
뻥뻥 뚫리던 절망의 화합물들

설익은 언어를 삼키며
더부룩해진 세월이 산 것의 뱃속에서 다시
울컥, 신물처럼 올라올 때면

들것에 실리거나 수갑에 채일 때마다
꿈마저 수감되곤 했던 것인데
취하지 않는 물만 마시면서도

중독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저마다의 술에 취한 사람들이 휘청이며
빌딩 사이로 지나간다

눈물이 많으면 부패할 우려가 큰 법
혼미한 미래의 향료로 우려 마시는
꿈의 도수는 한계치를 넘어선지 오래다

비밀번호를 전해 받지 못하면
어느 누구의 면회도 허락되지 않는 수용소
차창으로 붉은 두 눈이 다시 깨어나고 있다

신의 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1 야경 이월란 2015.03.30 106
490 야경 찍는 법 이월란 2021.08.16 53
489 야경(夜景) 이월란 2008.05.07 575
488 야누스 이월란 2010.02.12 370
487 야바위 이월란 2010.02.15 329
486 약속 이월란 2009.09.23 282
485 약속 2 이월란 2012.02.05 331
484 약속 없는 나라 이월란 2009.11.21 323
483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이월란 2008.05.07 579
482 어느 시인 이월란 2008.05.09 327
481 어느 아침 이월란 2008.05.10 246
480 어둠과 나무 이월란 2011.10.24 396
479 어둠숨쉬기 이월란 2008.10.26 225
478 어둠의 입 이월란 2009.06.10 311
477 어떤 기다림 이월란 2008.05.10 216
476 어떤 사랑 이월란 2008.05.10 243
475 제1시집 어떤 진단서 이월란 2008.05.09 300
474 어떤 하루 이월란 2008.05.10 293
473 어린 결혼 이월란 2010.04.27 413
472 어릴 때 나는 이월란 2011.05.10 464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