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19
어제:
265
전체:
5,022,473

이달의 작가
2012.08.17 15:16

그는 지금,

조회 수 398 추천 수 4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는 지금,


이월란(2012-8)


오래 묵었다는 죄목을 쓰고 밀봉된
노인 아파트 12층
술병처럼 가는 목이 구토를 시작했다

꿈이 발효된다는 황망한 땅을 지나다
여비가 떨어져 잠시 머문 곳이 평생이 되는 동안
일상의 모든 원자들이 히드록시기로 치환되었다

빈손에 남아 있는 기술로
교포들의 습지고 막힌 곳을 뚫을 때마다
뻥뻥 뚫리던 절망의 화합물들

설익은 언어를 삼키며
더부룩해진 세월이 산 것의 뱃속에서 다시
울컥, 신물처럼 올라올 때면

들것에 실리거나 수갑에 채일 때마다
꿈마저 수감되곤 했던 것인데
취하지 않는 물만 마시면서도

중독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저마다의 술에 취한 사람들이 휘청이며
빌딩 사이로 지나간다

눈물이 많으면 부패할 우려가 큰 법
혼미한 미래의 향료로 우려 마시는
꿈의 도수는 한계치를 넘어선지 오래다

비밀번호를 전해 받지 못하면
어느 누구의 면회도 허락되지 않는 수용소
차창으로 붉은 두 눈이 다시 깨어나고 있다

신의 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1 기억색 이월란 2008.09.18 309
490 기억과 사진 이월란 2010.05.21 369
489 기억 이월란 2008.05.09 335
488 기아바이 이월란 2009.02.14 384
487 견공 시리즈 기묘한 족보(견공시리즈 34) 이월란 2009.09.29 379
486 기도 2 이월란 2009.11.21 331
485 기도 이월란 2009.07.29 272
484 기다림이 좋아서 이월란 2010.03.22 417
483 기다림에 대하여 이월란 2008.05.10 282
482 견공 시리즈 기다림 4 (견공시리즈 125) 이월란 2012.08.17 270
481 기다림 2 이월란 2010.04.13 356
480 기다림 이월란 2008.05.09 328
479 금치산녀 이월란 2009.08.29 503
478 금단의 열매 이월란 2014.06.14 538
477 금단(禁斷) 이월란 2010.04.18 416
476 근시안 이월란 2009.05.09 267
475 견공 시리즈 그저, 주시는 대로(견공시리즈 80) 이월란 2010.08.22 393
474 그립다 말하지 않으리 이월란 2008.05.08 385
473 그림자숲 이월란 2009.04.05 250
472 그림자 숲 이월란 2010.08.08 452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