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6
어제:
290
전체:
5,023,259

이달의 작가
2013.05.24 02:27

가나다라 천사

조회 수 419 추천 수 5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나다라 천사


이월란(2013-5)


엄마의 심장을 꺼내어 갖고 놀던
딸년이 자유를 토하며 돌아왔다
그녀는 어떻게 로스쿨에 합격했을까
그녀의 연애는 다분히 비합법적인 쿠데타였는데
그녀의 마지막 혁명에 가담한 대가로
외경을 박차고 나온 라파엘은
애인의 말을 배워 천국을 읽고 싶단다
딸의 병을 고친 연못에 뛰어들어
엄마는 제일 먼저 눈을 뜨는 맹인이 되리라
제일 먼저 길을 찾는 행려가 되리라
주객이 바뀐 정처 없는 국어책을 펼치고
ㄱㄴㄷㄹㅁㅂㅅ 속절없는 세월이야
ㅏㅑㅓㅕㅗㅛㅜ 덧없는 세상이야
가나다라마바사 철없는 사랑이야
매운 식당에 가면 제 입으로 순두부를 시키겠다는
긴 머리 라파엘이여, 악마를 물리친 천사의 수는 일곱
가나다라마바사 일곱 번씩 일흔 번을 외치고 오렴
너의 임무는 타락한 천사들이
더럽힌 땅을 깨끗이 하는 것
쫓겨난 부모의 기도를 들어 올리는 것
가나다라마바사 주문을 외우면 소설보다
흥미진진한 이국의 하늘 아래
오랑캐 같은 연적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우리, mother-in-law가 되고 son-in-law가 되어
너의 애인이 만든 법에 통증을 호소하며
무죄를 주장하는 수인이 되어 볼까
우리, 시작해 볼까
모든 것이 멈출 때 비로소 시작되는
천국의 이야기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1 제2시집 외로움 벗기 이월란 2008.06.01 225
1450 어둠숨쉬기 이월란 2008.10.26 225
1449 영문 수필 Where is the Interpreter "In the Penal Colony"? 이월란 2014.05.28 225
1448 제2시집 사이클론 이월란 2008.05.10 226
1447 눈사람 2 이월란 2012.04.10 226
1446 영문 수필 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 이월란 2014.05.28 226
1445 사랑 6 이월란 2008.05.10 227
1444 그네 이월란 2008.05.10 227
1443 레퀴엠(requiem) 이월란 2008.05.10 227
1442 제2시집 그리움의 제국 이월란 2008.06.17 227
1441 이월란 2008.05.09 228
1440 나를 지쳐 이월란 2008.05.10 228
1439 제2시집 김칫독을 씻으며 이월란 2008.06.03 228
1438 창 밖에 꽃이 이월란 2008.07.15 228
1437 읽고 싶은 날 이월란 2008.08.10 229
1436 영문 수필 Girl, Interrupted by Susanna Kaysen 이월란 2012.04.10 230
1435 그리움 이월란 2008.06.05 231
1434 Soap Opera* 증후군 이월란 2008.06.25 231
1433 영문 수필 Who’s White? Who’s Black? Who Knows? 이월란 2013.05.24 231
1432 잔치국수 2 이월란 2016.09.08 231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