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5
어제:
156
전체:
5,020,196

이달의 작가
2014.10.22 04:19

귀성

조회 수 242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귀성


이월란 (2014-10)


팔월의 보름이 바다를 건너오면
기억의 티켓을 끊고 성묘를 간다
물기를 닦아낸 가윗달을 비추면
앨범 사이로 걸어 나오는 주름진 미소
빈방을 지켜온 세월을 넘기길 때마다
명절 대목처럼 찬란했던
그들의 증빙서류가 너무 얇다
입체감이 없는 영혼을 만지며
오늘이 추석이래
나란히 죽은 빗돌 위에 앉으면
추풍령 고개 너머 눈물 닦은 바람이
넙죽이 절을 한다
교복 입고 열어보던 도시락처럼
혀에 익은 밑반찬이 차려지고
교과서 귀퉁이를 발갛게 적시던
김칫국물처럼 시큼해지는 언덕
꽃무늬 원피스로 물든
엄마의 마지막 단풍여행지에
뚝, 바닷물 한 점 떨어진다
늦가을처럼 살다간 땅 위에
비탈진 선산도 봄꽃을 피울까
바다에 빠진 귀성열차에 다시 기적이 울리면
혼혈의 손자가 태어나는 이승의 무성함을
다 안다는 듯
다시 인화되고 있는 저승의 얼굴
제물처럼 펼쳐진 사진 위에
둥근 달빛이 오래 앉아 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1 제1시집 실낙원 이월란 2008.05.09 359
150 난지도 사랑 이월란 2008.05.09 306
149 제1시집 시나위 이월란 2008.05.09 388
148 제1시집 무정물(無情物) 이월란 2008.05.09 349
147 제1시집 길손 이월란 2008.05.09 321
146 제1시집 꽃처럼2 이월란 2008.05.09 253
145 평생어치 이월란 2008.05.09 248
144 제1시집 증언----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이월란 2008.05.09 394
143 제1시집 불꽃놀이 이월란 2008.05.09 265
142 제1시집 침략자 이월란 2008.05.09 271
141 이월란 2008.05.09 228
140 제1시집 아름다운 비상(飛上) 이월란 2008.05.09 219
139 제1시집 고엽 이월란 2008.05.09 268
138 흔들리는 물동이 이월란 2008.05.09 277
137 마중물 이월란 2008.05.09 296
136 에움길 이월란 2008.05.09 405
135 소낙비 이월란 2008.05.09 359
134 제1시집 섬이 너를 부르거든 이월란 2008.05.09 336
133 꽃이 될래요 이월란 2008.05.09 338
132 제1시집 부음(訃音) 이월란 2008.05.09 428
Board Pagination Prev 1 ...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