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바다

2003.02.08 16:43

장태숙 조회 수:342 추천:33

오랜만이다
언제나 너에게는 두근거리는
향기 푸른 설렘이 있다
늦가을 눈물 같은 햇살
은밀히 감춰둔 지난 밤 별들처럼
쏟아져 내려
소금 뿌려진 가슴 가득
촘촘히 들어 와 박힌다
내 영혼이 걸어 들어 간 너의 그물 속
얼굴 가까이 떨고있는 바람의 애잔한 눈빛은
한 곳으로만 흐르는 숨막히는 사랑이다

그리움의 빗장 열면
크고 작은 기억들
행성처럼 떠다니는 팽팽한 우주
불덩이 삼킨 듯 목이 아프고
멀리 세상 밖의 세상 꿈꾸는 수평선
관절염 환자처럼 비틀거리는
낡은 배 하나까지 밀어 보낸다
얼마쯤 잊은 듯 흘러가야
이 덜컹거리는 마음 걷잡을 수 있을까
해안선 길게 드러눕는 스산한 내가
내 안의 너를 기다리는
허기진 11월
이 아득한 바다 앞에서

- 우이시 1월호(200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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