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방울, 빗방울, 비

2003.02.15 04:04

장태숙 조회 수:475 추천:33

비오는 밤을 가르는 80마일의 질주
차창의 빗방울들
불빛이 닿은 순간
영롱한 빛방울로 피어난다
밤하늘 별들
모두 차창에 달라붙은 걸까?
비라고 다 비만이 아님을
차창에 구르는 빛방울을 보며 깨닫는다

빈틈뿐인 내 삶에도
열망이 있었는지
매운 마음의 점화
의식 밖으로 밀어 낸 더운 기억들
역류되어 밀려오면
쓸어 내리는 와이퍼의 손길은 완강하다

불의 혓바닥 같은 상처 하나
다시 떠밀려 올라오고
둥근 빗속에 갇힌 욕망의 출렁임
바르르 떨고 있는 어둠 한 자락 움켜쥐고
빈혈 앓는 가슴이 창백하게 일어선다

까닭 없이
막무가내로 내 안을 비집고 들어서는
저 빛방울, 빗방울, 비......
무심코 깜박이기 시작하는
내 죄 없는 심장
설설 끓기 시작한다


- 우이시 2월호(200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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