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선인장

2003.03.16 18:39

장태숙 조회 수:343 추천:28

생각지도 못했다
다시 꽃 피울 수 있다는 거

주방 창 가
반은 유리창 너머 바깥 세상을
반은 안을 기웃거리는
관심 밖의 생 아닌 생

오랜 시간
수천의 강물
몸 속 마디마디 출렁였을까
뼈 속까지 아린 그리움
용암 품듯 품었을까
푸른 통증
영혼의 심장에 묻고
꿈틀거리는 희망 하나 건져 올린
그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건넜다

지금
따뜻한 공기 부풀어오르고
드디어
초록 손끝 빨갛게 터지는 봄
신음하는 열꽃처럼
열 서넛 초경처럼

활활 타오르는
붉은 눈망울 속
햇살 부르는 바람이 뜨겁다
그 무엇이 아직도 남아
불길 일렁이게 하는가

옹골찬 눈길이 맵다


- 우이시 2003년 3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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