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성산포 앞 바다

2003.05.06 01:35

장태숙 조회 수:375 추천:32

우도 가는 뱃길 따라
늘상 일렁이는 마음 같은 파도
주름 빚으며 따라오고
잊혀지지 않는 것을 잊기 위해
오늘도 저 멀리 성산포 일출봉
차라리 섬이고 싶을 게다
바다로 걸어가는 팽팽한 탄력이
밧줄에 당겨진다
떠나지 못하는 저 외로움
구겨진 눈물 다리듯
바다 가득 펼쳐 말리면
축축이 젖은 그리움이
바람처럼 뺨을 갈긴다

느릿느릿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
한 생을 건너가는 여객선
갑판 위에 서서
먼 그대 불러보는 일은
유채꽃 무리처럼 멀미나는 일이지만
언제부턴가 안개처럼 흐려지던
내 파랗던 시절의 힘겨운 추억
이제 그만 버려야 한다고
머리 위 갈매기 떼
꺽꺽 울어대고
내 안에 해일로 일어서던 지독한 격랑
흡수해 버린
4월, 성산포 앞 바다
하얀 등대 끌어안고 잠잠히 웅크린

- 우이시 5월호 (200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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