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
2003.09.11 05:56
한인타운 한국마켙에서 사온
순대를 먹는다
밀려드는 허기는 추억이다
타원형으로 나란히 썰려진 세월들이 씹히며
눈물을 만들고
나는 잠시 먹먹하다
내 기억의 양념들
적당히 버무려 추억의 자루에 꼭꼭 채우는 동안
몸부림치던 피톨들
재 속의 불씨처럼 가만히 숨 죽였으리라
뜨거운 김 속에서 붉게 익어 갈 때쯤
그들은 알았을까?
쌍문동 시장골목 순대국 집과
내 유년의 어머니 시장바구니 속 순대
팽창한 호스에서 쏟아져 나온 물줄기처럼
아직도 팽팽하다는 것을
목으로 넘겨지지 않는 날 선 시간들
썩둑썩둑 잘라내어
맑은 눈물과 함께 밀어 넣는다
어느새 따뜻하게 일궈지는 불빛 그리움
---------------------------------------------------
- 시작 메모 -
어떤 사물을 대할 때 그 사물에 각인 된 추억이 떠오르면 숙연해진다.
소세지가 익숙한 나라에서 우리의 순대를 씹는다.
그건 먹는 일이 아니라 그리움을 삼키는 일이다.
순대를 먹는다
밀려드는 허기는 추억이다
타원형으로 나란히 썰려진 세월들이 씹히며
눈물을 만들고
나는 잠시 먹먹하다
내 기억의 양념들
적당히 버무려 추억의 자루에 꼭꼭 채우는 동안
몸부림치던 피톨들
재 속의 불씨처럼 가만히 숨 죽였으리라
뜨거운 김 속에서 붉게 익어 갈 때쯤
그들은 알았을까?
쌍문동 시장골목 순대국 집과
내 유년의 어머니 시장바구니 속 순대
팽창한 호스에서 쏟아져 나온 물줄기처럼
아직도 팽팽하다는 것을
목으로 넘겨지지 않는 날 선 시간들
썩둑썩둑 잘라내어
맑은 눈물과 함께 밀어 넣는다
어느새 따뜻하게 일궈지는 불빛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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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 메모 -
어떤 사물을 대할 때 그 사물에 각인 된 추억이 떠오르면 숙연해진다.
소세지가 익숙한 나라에서 우리의 순대를 씹는다.
그건 먹는 일이 아니라 그리움을 삼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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