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그러나 낯선

2003.11.12 10:35

장태숙 조회 수:340 추천:35

그리움은 원초적이다
꿈속에서조차 그립던 도시는 생소한 광고문구 번쩍이는 장식핀처럼 머리에 꽂고
영등포 역사(驛舍)가 숨어들어 간 거대한 백화점 건물, 하늘 벽처럼 기억의 통로 막아섰다

분명 낯익은 과거 한 모퉁이가 붉은 노을처럼 번져 가는 거리
하나, 둘... 낯선 불빛들이 질퍽거리며 쏟아진다
그때의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이 물살처럼 무자비하게 등을 떠미는 영등포 역
우두커니 서서 거꾸로 가는 시간을 먹는다

명치끝이 아프고 점점 굳어지는 혀처럼 오싹 다가서는 적막, 그리고 지독한 고독
이 낯익음과 낯설음의 교차
세월은 때로 사람을 소외시킨다
낯익은, 그러나 낯선 이 도시에서

- 우이시 11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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