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한 시 속으로 들어가는 오전 아홉 시
2005.11.11 04:55
새벽 한 시 속으로 들어가는 오전 아홉 시
장태숙
서랍을 열자
자폐증 환자처럼 웅크리고 앉은 시간
벌떡 일어선다
고국의 밤으로 홀로 가는 손목시계
시침과 분침 사이
일 주일 전 건너 온 고국의 새벽 한 시가
숨가쁜 맥박처럼 걸어나온다
LA의 오전 아홉 시
아침햇살에 분해되고
규정지을 수 없는 시간속 공간이
환각으로 출몰하는 순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영혼을 결박당한 내가
새벽 한 시 속으로 들어간다
밤늦도록 꺼지지 않는
서울의 박하 향 나는 불빛과
잠 못 이루는
맑은 술잔들의 수다
그리고
가끔 두통을 유발시키는 당신
그 웃음소리
연한 속살처럼 탱탱하다
몇 장의 스냅사진 사이로
통통 뛰어 다니는 맨발의 그리움
먼 바다색깔 닮은 눈빛으로 응시하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축축한 기억들
담쟁이 같은 손바닥으로 간신히 억누르는
여기는 오전 아홉 시
장태숙
서랍을 열자
자폐증 환자처럼 웅크리고 앉은 시간
벌떡 일어선다
고국의 밤으로 홀로 가는 손목시계
시침과 분침 사이
일 주일 전 건너 온 고국의 새벽 한 시가
숨가쁜 맥박처럼 걸어나온다
LA의 오전 아홉 시
아침햇살에 분해되고
규정지을 수 없는 시간속 공간이
환각으로 출몰하는 순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영혼을 결박당한 내가
새벽 한 시 속으로 들어간다
밤늦도록 꺼지지 않는
서울의 박하 향 나는 불빛과
잠 못 이루는
맑은 술잔들의 수다
그리고
가끔 두통을 유발시키는 당신
그 웃음소리
연한 속살처럼 탱탱하다
몇 장의 스냅사진 사이로
통통 뛰어 다니는 맨발의 그리움
먼 바다색깔 닮은 눈빛으로 응시하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축축한 기억들
담쟁이 같은 손바닥으로 간신히 억누르는
여기는 오전 아홉 시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6 | 소음 | 장태숙 | 2006.07.18 | 465 |
85 | 사슴 | 장태숙 | 2006.07.15 | 459 |
84 | 물의 길 | 장태숙 | 2006.06.16 | 410 |
83 | 활화산 | 장태숙 | 2006.06.16 | 409 |
82 | 자슈아 파크의 바위 | 장태숙 | 2006.06.05 | 452 |
81 | 버려지지 않는 것들 | 장태숙 | 2006.06.05 | 479 |
80 | 숨 쉬는 모래 | 장태숙 | 2006.03.24 | 607 |
79 | 보수공사 | 장태숙 | 2006.02.24 | 416 |
78 | 그곳이 비록 지옥일지라도 | 장태숙 | 2006.02.11 | 504 |
77 | 군고구마 | 장태숙 | 2006.02.11 | 486 |
76 | 1월 | 장태숙 | 2006.01.18 | 443 |
75 | 바다가 기침할 때 | 장태숙 | 2006.01.18 | 574 |
» | 새벽 한 시 속으로 들어가는 오전 아홉 시 | 장태숙 | 2005.11.11 | 465 |
73 | 투신 (投身) | 장태숙 | 2005.10.22 | 451 |
72 | 어둠 밟고 올라서는 새벽향기 - 블루 마운틴 커피 - | 장태숙 | 2005.09.11 | 402 |
71 | 계곡에서의 한낮 | 장태숙 | 2005.09.11 | 438 |
70 | 화장(火葬) | 장태숙 | 2005.08.25 | 399 |
69 | 내 안에서 물소리가 들려 | 장태숙 | 2005.08.25 | 435 |
68 | 딸의 눈물 | 장태숙 | 2005.07.20 | 495 |
67 | 수술 | 장태숙 | 2005.07.02 | 4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