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에
2015.03.21 11:55
멍에
정용진 시인
등가죽이
나무껍질처럼 굳어진
황소가
목에 멍에를 메고
쟁기를 끈다.
이랴 낄낄
음매 음매
빈들에 메아리치는
밭가는 소리.
인간들의 죄를 대속하신
예수그리스도께서는
고난의 십자가를 지셨고
농부들은 등에 땀에 졌은
삶의 지개를 졌다.
이마에 땀을 흘리며
살아가야하는 남자들
아이를 낳는 산고의
고통을 겪어야하는 여인들
하나같이 저들은
운명의 멍에가 힘들고 무겁다.
나도 오늘
주어진 내 인생의 멍에를 메고
거친 세상 밭 갈러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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