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에서

2003.01.16 05:42

조회 수:309 추천:50

다른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
방과 후

우리
아이 셋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

슬기는
모래성을 만들며 놀고

준기는
그네를 타고

이제 걷기를 터득한
인기는
자신 만만하게
그러나 뒤뚱거리며
새 세계를 경이롭게
맞이하고 있다.

나는 한발짝
물러서서
내게
떨어져간 이 살점들을
바라보고 있다.

한때
나의 살점 이였던
아이들
이제 나는 다시
내 속으로
저들을 가둘 수가 없다.

내 속에서 떨어져
나간
살점들이
하루가 하루가 다르게
저렇게
자라나고
있다니

내 생명이
헛되지
않았음에
감사한다.

내 태어나
저들의 생명의
통로가
될 수 있었음에
감사 감사
거듭 감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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