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

2003.02.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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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서
손을 떼고
뒤 돌아
걷고 싶다

이런 날엔
낡은 기차나
조그마한 나무
조각배를 타고
낯선 곳을 향해
떠나고 싶다

어떤
새 출발을 위한 떠난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바람처럼 자유롭고 싶을 뿐

둑이 긴 강가나
아무도 걷지 않았던
고요한 숲 속에 외진 길을 한없이 걸어보고 싶고
파랗고 따스한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며
푸른 들판에 누워 달콤한 꽃내음을 맡아보고 싶다

저녁이 오면
바닷가 하얀 모래밭에 앉아
향긋한 모카커피를 마시며
저절로 빨갛게 익어가는
황혼을 바라보면서 만족한 미소를 짓고 싶다

아! 이런날엔
나는 무한정 어디론가 떠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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