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리고 들어온 아이

2003.02.08 12:11

조회 수:417 추천:51

데리고 들어온 아이
사랑하기가
눈치 보인다.

남편과
연년생인 두아이가 잠들면

숨소리 죽이고 일어나
만져 주리라 생각해도 마음뿐
하루종일 시달린 나의 육신이 먼저
쓰러져 버리고 만다.

언젠가 살포시 껴안으니
에미손이 안간 아이는
꺼칠꺼칠 여위고
에미인 나조차 낯선듯 눈만 껌벅 껌벅 할 뿐이다.

이 아이를 사랑하기 위해선
고요한 시간과 백지 그리고 연필뿐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 사랑하기 시작하면 이 아이에게만
집착하는 나의 병을 알기에
안타깝지만 숨어서라도 사랑하기가 망설여 지는 것이다.

지금 난 한참 손이 가는 두아이의 엄마라는
한 남자의 아내라는 자리를 지키기에도 힘에겹다.

그래서 이렇게 가끔 한 밤중에 일어나
애비없이 낳은 나의 첫 아이
"시"라는 이름을 가진
나의 첫 정을 껴안고 울 수 밖에 없다.


* 아이가 둘일때도 시간을 못내 허덕이였는데
지금은 셋이 되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옛시 부터 정리 해본다.
안면몰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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