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카페에서

2003.02.08 12:14

조회 수:588 추천:58

나는 고요히 혼자 앉았습니다.
아무런 고통도 슬픔도 느끼지 않으면서.

나는 가만히 창가를 바라보며
조금은 분주한 듯이 지나가는 차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합니다.

한가한 사람들이 앉아서
소근소근 나누는 이야기소리를 들으며
마른 선인장같이 초라한 나는
친절한 웨이츠레스가 연신 따라주는
커피를 굶주린 듯 꿀꺽꿀꺽 마십니다.

서로 정다웁게 마주보고 이야기 나누는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바라보며
나는 진솔한 사랑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깊고 지순한 사랑을 나누며
함께 늙어갈 수 있는 사람과....

왠지 고개가 자꾸 문 쪽으로 돌려집니다.
누가 오기라도 약속이나 한 듯.
-The Carriage House에서


[감상문]

나는 고요히 혼자 앉았습니다.

'아무런 고통도 슬픔도 느끼지 않으면서'
시인은 새로운 자기 안에서 세상을 발견
하려하고 있다.
'나는 고요히 혼자 앉았습니다.
아무런 고통도 슬픔도 느끼지 않으면서'
사실 이 구절이 상징하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고요하면서도 과거의 일상과는 상
당히 다른, 그래서 고통스러워야 할 것
이 당연함에도 전혀 고통스럽지 않은
새로운 씻김 같은 장면의 연출이다.
시인은 주변의 사실과 일상들을 차근차
근 발견해 가면서 마지막연에서 자신으
소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쉽게 쓰여지지만은 않은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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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찬 님께서 2002년 09월 14일 15시 12분 50초일 남기신 글입니다.
Email : chanyoon@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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