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혼자다 모두가

2009.09.02 16:12

고현혜(타냐) 조회 수:598 추천:93

그러나
혼자다
모두가

한 여인의 태를 빌려 태어나
서로 엉켜 숨을 쉬다가도
때가 되면 준비된
각자의 관속으로 들어가듯

누구와도 함께
나눌 수 없는
그것,

삶과의 투쟁에 지쳐도
이 고독한 영혼을 껴안을 수 있는 이가 없다.

허기진 배를 쥐고 들어선 McDonald's
사람들은 coffee 한 잔을 마시고 천장을 바라보고
어제 날짜의 신문을 뒤적이다
햄버거 한 입 씹고
갑자기 무엇에 쫒기는 듯 왼쪽 손목에 목을 맨
서슬퍼런 시계를 본다.
떠날 시간은 언제나 정확했다.

완전한 미소를 짓기 위해 냅프킨으로 입을 닦고
마시다만 고독처럼 까만 coffee를 미련 없이 던지고
징용된 군인처럼 일어섯 나간다.

기계가 찍어낸 물건처럼 표정 없는 아이들이
집 열쇠를 목에 건 채 와르륵 싸악 몰려 나가면
갑자기 고요해지는 순간.

문득,
아침에 도로에 늘어진 채 죽은 검은고양이가
생각난다.
그 고양인 이름이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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