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서재에서 네 노트에 일기를 쓴다

2007.02.15 16:57

유경희 조회 수:381 추천:17

봄방학이라 조금 여유가 있는 오후
전화를 하려고 시계를 보니
홍씨 페밀리 다 주무실 시간이라 참고
대신 네 서재에서 네 노트에다가 일기를 쓴다

1.5세 엄마의 일기를 읽는다

위씨 children들의 방해를 받아가며

책 보다가 만두국 끓여주고
또 책 보다가
주먹밥 만들어 주고
또 책 보다가
초밥 시켜주고

이대목에서 백 소리를 질렀어
나 이제 책만 볼거라고


불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책 보다가 세척기 돌리고
또 책 보다가 세탁기 돌리고
이불도 하나 빨고
청소기도 돌리고

하여튼 다 읽었다
책만 우아하게 보고 싶지만
(고여사님의 일기장을)
어쩌겠니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일인데
이보다 더 사랑스럽고 행복한 소명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시를 지나서
책을 지나서
하여튼 고요한곳에 오게 되었다
이번 생애에는 이 고요한 곳에 머물러야겠어

네가 2002년에 한국 왔을때보다
너무 예뻐져서
준현과 나는 성형수술을 한게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어
**********************************************

너에게 가는 태평양 위에서
깊고 높은 곳과
그 사이의 작은 우리들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어

이번 여행에서 너를 많이 괴롭히고 오긴 했지만
그럴 의도는 없었어
택시와 버스가 없어서
나까지 타냐고 여사님을 괴롭혀서 미안해요
한국에 와서 복수를 하세요

학원 버스가 지훈을 안 싣고 간 날
지훈을 태워다주며 너를 생각하고
따뜻한 방에서 책을 읽으며 너를 생각하고
지훈이 아빠가 만들어 주는 김치 국수를 먹으면서 너를 생각한다

하여튼 너를 보고 오니
슬리퍼를 신고 놀러갔다 온 것처럼 친근하고 좋다
슬리퍼 신고 자주 왔다 갔다하자

미국에 갔다 오면서 든 생각

내가 지상에서 원하는것은
침엽수림 숲속의 작은 오두막 하나와
해가 뜰때부터 질때까지 걸을 수 있는 오솔길
그리고 펜 하나와 노트 한권 정도인것 같아

평생 학교만 다니고 있는 나에게
새로운 곳에서 도전해가며 사는 너의 가족 모습이 참 신선했어
안스럽기도 하고

보고 오니 또 보고 싶다

사랑해

착한 아이 슬기와
개성파 준기와
매력적인 인기에게도
안부 전해줘
멋진 아빠에게도

한국이 네가 많이 지쳤을 때
와서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향처럼
엄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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