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2005.11.24 08:17
가을산 오르던 다리 알 배겨 탱탱하다
나무도 무르익어 색 밴 잎들 다 내어주고
한 계절의 연극이 끝나가는 무렵
목에 좋다는 석류 몇개 도마위에 올려진다
반들한 붉은 가죽, 비명 터질듯 촘촘한 씨들
어느 산을 올랐기에 저렇듯 아프게 알 배긴걸까
봉합된 비밀처럼 오래 침묵하던 피,
십일월의 계단을 오르다 물집 생기듯 들어찬
뜨거운 저것은 그대 눈물의 단맛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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