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텃밭
2006.09.21 12:52
뒷뜰 땅 한 마지기위에
고추 오이 가지, 더러는 다자라
빈틈없는 제 색깔들.
저들을 키운 햇살 따로
몇 갈래 있었나 보다
그대 심장같은 작은고추 샛길로
누구를 불러
불타는 속 다 보여 주었을까
오이 서넛 떨어져 나간
상처 굳은 줄기끝
어느 오후
주인 밥상에 푸른 몸 다 내주었을까
질긴 옷 덧입는 가지는
아이 둘 낳고 입맛 바뀐
누이의 반찬으로 자라고
열매와 줄기의 예정된 이별
풍만히 익어 낙하할 아찔한 긴장이
저물무렵 가을햇살에
길게 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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