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2006.10.23 05:46

안경라 조회 수:523 추천:41

시간이 흐를수록 잘 우러나는 녹차처럼 거기, 고향 마을에 깊히 내려 앉아 알맞게 우려진 친구들 어린 입속에서 구르던 보리밥알처럼 먼 땅에 갇힌 불면속으로 너무 커버린 저들 통과하지 못하고 있네 이 손도 억새처럼 까칠해져 주름 사이사이 깊게 스민 얼굴들 아슴하여라 시월의 언덕을 오르는 똘똘했던 애들 별똥별로 길게 내려와 바게트 빵처럼 홀로 딱딱한 내게 부드럽게 부푼 유년의 추억, 속 꽈악 채워주네 말랑했던 시절 한 입 덥석 베여 녹차와 함께 알싸하게 넘어가는 이국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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